발효는 단순히 음식을 오래 보관하기 위한 기술이 아니다. 한 사회의 식문화, 기후, 철학, 심지어 사람들의 성격까지 반영하는 복합적인 문화적 결과물이다. 특히 아시아와 유럽은 각각 수천 년의 발효음식 역사를 지닌 대륙으로, 같은 ‘발효’라는 과정 속에서도 매우 다른 방식과 의미를 담아왔다. 한국의 김치와 독일의 사우어크라우트, 일본의 된장과 프랑스의 블루치즈처럼 겉으로 보기엔 유사하지만, 그 안에는 전혀 다른 문화 코드가 숨어 있다. 이 글에서는 아시아와 유럽의 발효음식 문화가 무엇 다른지, 왜 그렇게 발전하게 되었는지를 깊이 있게 분석해 보고자 한다. 단순한 음식 비교가 아닌, 인류 문명의 문화적 차이를 들여다보는 여정을 함께 떠나보자. 1. 발효음식의 기원과 역사 아시아의 발효, 생존을 위한 지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