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음식

초산발효와 알코올발효의 차이: 발효음식 식초와 와인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addream 2025. 7. 15. 12:47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발효를 통해 음식을 저장하고 새로운 맛을 창조해왔 다. 그중에서도 특히 인류가 가장 오래전부터 활용해 온 발효 방식이 바로 알코올발효초산발효이다.
이 두 가지 발효는 그 결과물이 전혀 다르다. 하나는 축제와 여유의 상징인 와인을 만들고, 다른 하나는 음식의 감칠맛과 방부 기능을 가진 식초를 탄생시킨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두 발효가 무엇이 다르고, 어떤 원리로 작용하며, 왜 서로 다른 결과물을 만들어내는지 잘 알지 못한다.
이 글에서는 알코올발효와 초산발효의 화학적 차이, 미생물의 종류, 쓰임새, 그리고 각각의 대표 발효음식인 와인과 식초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한 잔의 와인과 한 방울의 식초 속에는 오랜 시간 자연과 인간이 함께 만든 과학과 예술이 숨어 있다. 지금부터 그 발효의 비밀을 자세히 들여다보자.

 

초산발효와 알코올발효의 차이

발효란 무엇인가? 기본 개념부터 이해하기

발효는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하면서 에너지를 생성하고 새로운 화합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인간은 원재료와는 전혀 다른 성질을 가진 새로운 음식을 얻는다.

발효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 알코올발효 (Alcoholic Fermentation)
  • 초산발효 (Acetic Fermentation)

이 두 가지 발효는 사용되는 미생물, 필요한 환경, 결과물의 성질, 활용 방식 등에서 명확하게 차이가 난다.

 

알코올발효란 무엇인가?

정의와 과정

알코올발효는 주로 효모(yeast)가 당(糖)을 분해해 에탄올(알코올)과 이산화탄소를 생성하는 과정이다.
이 발효 방식은 고대 이집트 시대부터 사용되어 왔으며, 빵과 술을 만드는 데 필수적이다.

기본 화학식:
C₆H₁₂O₆ (포도당) → 2 C₂H₅OH (에탄올) + 2 CO₂ (이산화탄소) + 에너지

사용되는 미생물

  • 효모균(Saccharomyces cerevisiae): 알코올발효의 주역
  • 온도 조건: 일반적으로 20~30℃에서 활발히 작용
  • 산소 유무: 혐기성(산소 없는 환경)에서 주로 일어남

대표 발효식품: 와인, 맥주, 사케, 빵

  • 와인: 포도의 당을 효모가 발효하여 알코올을 생성
  • 맥주: 보리의 전분을 당화시킨 후 발효
  • : 이산화탄소가 반죽을 부풀게 함 (에탄올은 증발함)

 

초산발효란 무엇인가?

정의와 과정

초산발효는 알코올을 초산균(Acetobacter)이 분해하여 아세트산(CH₃COOH)을 생성하는 과정이다.
즉, 초산발효는 알코올발효 다음에 일어나는 2차 발효라고 볼 수 있다.

기본 화학식:
C₂H₅OH (에탄올) + O₂ → CH₃COOH (아세트산) + H₂O

사용되는 미생물

  • 초산균(Acetobacter aceti): 알코올을 산으로 전환
  • 온도 조건: 약 25~35℃
  • 산소 필요 여부: 호기성(산소가 필요한 발효)

대표 발효식품: 식초, 콤부차, 발사믹, 감식초

  • 식초: 쌀, 과일, 와인, 맥주 등을 이용하여 초산균으로 2차 발효
  • 콤부차: 홍차나 녹차에 당을 넣고 발효
  • 감식초: 감을 자연 상태에서 발효시켜 만든 한국 전통 식초

 

알코올발효와 초산발효의 결정적 차이점

   구분                                    알코올발효                                       초산발효

 

주요 미생물 효모균 (Saccharomyces) 초산균 (Acetobacter)
기질 포도당 등 당분 에탄올 (알코올)
주요 생성물 에탄올 + CO₂ 아세트산 (초산)
산소 필요 여부 혐기성 (무산소) 호기성 (산소 필요)
대표 식품 와인, 맥주, 사케, 빵 식초, 콤부차, 감식초
발효 온도 20~30℃ 25~35℃
향미 달콤, 과일 향, 효모 향 시큼, 톡 쏘는 산미
 

이처럼 두 발효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작용하며, 서로 연결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와인을 오래 두면 초산균에 의해 식초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와인 보관에 실패하면 ‘식초가 됐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와인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와인은 포도 주스를 알코올 발효시켜 만든다. 그 과정은 다음과 같다.

수확과 파쇄

포도를 수확하고 껍질과 씨를 으깨 즙을 만든다. 이 즙에는 이미 자연적으로 효모가 존재할 수도 있다.

발효

발효조에 효모를 넣고 온도를 조절하며 1~2주 동안 발효시킨다. 이때 당이 알코올로 변한다.
포도 품종, 당도, 발효 온도, 효모의 종류에 따라 와인의 향과 풍미가 달라진다.

숙성

발효가 끝나면 와인을 오크통이나 스테인리스 통에 담아 숙성시킨다. 숙성은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이루어질 수 있으며, 맛의 깊이를 만든다.

병입과 유통

숙성이 완료된 와인은 병에 담겨 시장에 유통된다. 일부 와인은 병 속에서도 천천히 변하며 더 깊은 향을 낸다.

 

식초는 어떻게 만들어지나?

 

식초는 크게 두 단계를 거친다:

1차 발효: 알코올 생성

쌀, 감, 사과, 포도 등에서 당을 추출한 후, 효모로 알코올발효를 진행해 에탄올을 만든다.

2차 발효: 초산 생성

이후 초산균을 넣고 산소를 공급하여 아세트산으로 전환하는 초산발효를 진행한다.
일반적으로 이 과정은 수주~수개월 걸리며, 숙성 기간이 길수록 맛이 부드럽고 깊어진다.

여과 및 병입

발효가 끝나면 침전물 등을 제거하고 병에 담아 유통한다. 일부 전통 식초는 여과하지 않고 탁하게 보관하여 건강식으로 소비되기도 한다.

 

발효의 문화적 가치와 건강 효과

발효음식은 문화다

  • 와인은 지중해 문화의 상징이며, 종교, 미식, 예술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 식초는 아시아에서 요리와 약용을 겸하는 식재료로 활용되어 왔다.
  • 한국의 감식초, 일본의 쌀 식초, 이탈리아의 발사믹 식초 등은 모두 각국의 전통을 반영한다.

건강상 이점

  • 와인: 폴리페놀과 레스베라트롤이 풍부하여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가 있다고 알려짐
  • 식초: 혈당 조절, 항산화, 살균 효과, 피로 회복에 도움

단, 건강 효과는 적당한 섭취를 전제로 하며, 과도한 섭취는 오히려 위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알코올과 초산, 발효의 두 얼굴

 

알코올발효와 초산발효는 서로 다른 길을 걸어왔지만, 모두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자연과 과학의 조화이다.
한쪽은 축제와 기쁨의 상징인 와인을 만들어내고, 다른 한쪽은 음식의 맛과 건강을 책임지는 식초를 만들어낸다.

이 두 발효 과정은 모두 우리의 식생활과 문화 속에 깊이 뿌리내려 있으며,
단순한 화학작용 그 이상으로 인류의 역사와 정체성을 담고 있다.

이제 와인을 마실 때, 혹은 식초를 요리에 뿌릴 때, 그 속에 담긴 발효의 이야기를 떠올려보자.
작은 발효 하나가, 큰 문화를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