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발효와 냄새의 시작 – 청국장의 첫인상청국장은 한국인의 식탁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전통 발효 음식이다. 하지만 그 첫인상은 사람마다 극과 극이다. 어떤 이는 청국장의 구수함 속에서 고향의 향기를 느끼지만, 어떤 이는 한 걸음 물러서고 싶을 만큼 강한 냄새에 놀란다. 이 차이는 단순한 취향 문제가 아니라, 발효 과정에서 생기는 화학적 반응과 후각 인식 방식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발효는 부패와 달리 인체에 유익한 미생물이 식재료 속 영양을 변환시키는 과정이다. 청국장의 경우, 주인공은 고초균(Bacillus subtilis)이다. 고초균은 콩의 단백질을 아미노산으로 분해해 흡수율을 높이고, 동시에 다양한 향기 분자를 만들어낸다. 암모니아, 피롤, 에스터류, 페놀류가 섞여 형성된 향은 복합적이며, 사..